2008년 08월 09일
세계 지리 수업같은 올림픽 개막식 중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중계를 보았다. 그것도 두 방송사를 통해서.
하나는 현재 주거국의 공영방송사인 CBC (캐나다) 그리고 또 하나는 우리나라의 KBS
물론 KBS는 저작권 문제로 인터넷에선 라디오 중계만 해주는 상황이지만 둘다 틀어놓고 보고 있는데,
두 방송사의 중계 스타일이 전혀 다른 것이 아닌가.
일단 선수단 소개의 스타일.
KBS의 경우 각국 선수단 입장때 한 국가가 들어오면 그 나라의 선수단 규모뿐만 아니라 국력 규모(인구니 정치체제니 하는 것들까지) 시시콜콜 읽고 있다. 가끔 역사지식같은 것들도 나오고. 너무나 틀에 박힌 멘트들 (내가 철들면서 본 개막식이 LA부터인데 지금까지 개막식 멘트는 항상 비슷한 것 같다)에 심지어 선수단 규모가 짧은 나라의 경우 장황한 설명을 다 끝마치기전에 다음 나라가 입장하기 때문에 서두르는 느낌까지 났다. 가끔 전 대회 (04 아테네 게임) 성적을 읽어주기도 하고 주력 종목을 설명해주기도 하지만 상당히 미흡한 느낌.
반대로 CBC의 경우 그 나라 설명같은건 거의 없다. 어디에 있는 나라고 인구가 얼마이고 수도가 어디인지 다 필요없다. 그저 선수단 규모와 출전 종목들, 특히 유력 선수들 설명등이 주를 이룬다.
말리였던가? KBS에선 말리 인구랑 지리적 위치나 설명하는 동안 CBC는 말리의 유력한 태권도 선수와 그의 경쟁상대로 점쳐지는 이란 선수 설명을 해주고 있다. 다른 종목이면 몰라도 "국기"라고까지 하는 태권도 이야기가 나오는데도 우리나란 그저 말리의 인구에 관심이 있는 듯.
러시아의 입장때도 우리나란 여전히 러시아의 시시콜콜한 정보들을 읽는 동안 CBC에선 방금 들어온 러시아의 그루지야 공격을 언급하면서 올림픽 정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루지야 입장때도 마찬가지)
그리고 잠깐 잠깐의 화면에 대한 설명.
우리나라는 미리 준비한 국가 설명들 읽느라고 정신이 없는지 잠깐 잠깐 선수단 외 주경기장 상황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CBC의 경우 미국 입장시에 잠깐 헨리 키신저가 비춰지고 그걸 가지고 "방금 키신저였죠?" "아 그랬나요? 전 못봤네요" 이런 대화라도 하는데 우리나란 그저 미국 선수단 설명만 읽고 패스. 너무 단조로운 거 아닌가.
물론 중국 입장때 야오밍 옆에 사천성 꼬마 이야기등은 잘 설명해줬지만 그런건 아마 각 국 방송단에 미리 돌린 자료에 있었던걸테니 당연히 할테고.
물론 그렇다고 CBC의 중계가 최고고 KBS는 엉망이라는 건 아니다.
CBC도 나름 짜증(-_-)나는 점이 있다. 일단 선진국 특유의 습관같은데 너무 자국 중심이라 캐나다 선수단 입장시 계속 그쪽 이야기만 하느라 그 다음 선수단이 나와도 묻혔다. 거기다 가끔 시도때도 없는 자국 선수관련 잡담.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하더라 -_-
우리나란 그래도 최대한 공평하게 각 나라에 대해 비슷한 관심 (인구, 수도, 지리적 위치같은 잡학상식까지 합해서)을 보여준건 나름 괜찮은 듯.
그리고 CBC는 중간중간 광고를 엄청 했다. 아놔....개막식 공연보는데 중간중간 짤려서 짜증났었다. 다만 개막식 공연때도 각 공연의 설명은 CBC가 좀 더 잘했던 것 같다 (역사적 배경같은거)
조금 미묘한 부분으로는 중계 중간중간의 침묵. CBC의 경우 중간에 할 말 없으면 그냥 보고 있다. 조용히...거기에 비해 우리나라는 남녀 앵커가 끊임없이 무언가를 말한다. 하다못해 잡담일 지라도. 아마 라디오로도 나가기에 그런 건 아닐까 싶다. 이건 사람 취향인듯. 사실 개인적으론 공연등때 조용히 보는게 좋아서 우리나라 방송은 잠깐 꺼뒀었음 -_- (계속 쓸데없는 소리 하길래)
그렇지만 라디오등으로 듣거나 하는 사람입장에선 한 마디라도 더 떠드는게 좋을지도. 이건 누가 더 낫다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결론은...
일단 우리나라는 그 틀에 박힌 개막식 중계는 좀 그만 했으면 좋겠다. 내가 무슨 세계지리 시험볼 것도 아닌데 출전국의 인구니 정치체제니 이런 이야기는 그다지 필요없는게 아닐까. 거기에 비해서 너무 그 나라의 이번 전력에 대한 분석은 부족했던 듯. 기껏해야 "무슨 종목외 몇 가지 종목에 출전합니다" 수준이었으니.
너무 백과사전식 사전조사보단 타국 선수단의 전력 "분석"을 해줬으면 하는 거다. 어느 선수가 무슨 종목에 유력하고 어느 선수가 누구와 메달을 놓고 경쟁한다는 등.
그리고 위에 언급한 것처럼 너무 미리 작성한 원고 읽기에 급급하지 말고 함께 방송을 보면서 코멘트를 넣어줬음 한다. 솔직히 러시아 입장때 그루지야 공격 이야기 안 한건 좀 실망. (헨리 키신저는 그렇다쳐도)
그렇다고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만 떠들라는 것도 아니지만...나름 개성있는 특색있는, 그리고 올림픽 경기다운 중계를 해줬음 좋겠다.
나는 스웨덴의 인구와 수도를 알고 싶은게 아니라 스웨덴의 이번 전략종목이나 유명 선수를 알고 올림픽 경기를 즐기고 싶은거니까.
즉 사전에 준비를 좀 더 올림픽에 맞게 해주면 더 재밌지 않을까.
백과사전은 그만 뒤지고 나라마다 선수나 종목에 따라 특징을 설명해주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국가가 200개가 넘어서 지루하게 보다보니 생각난 것을 한 번 적어보았다.
p.s. 아무래도 개막식 주제는 경공술이었던 듯... 공연때부터 성화까지 모두 하늘을 날아다니고 -_-
# by | 2008/08/09 00:16 | 잡담 | 트랙백 | 덧글(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