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시대 요즘동화 - 짚신장수 나막신장수


그다지 옛날 옛적이 아닌 옛날, 어느 할머니가 살았습니다.

할머니에겐 이미 장성하여 결혼한 두 아들이 있었는데 한 명은 짚신을 팔고 다른 한 명은 나막신을 팔았습니다. 할머니는 맑은 날이면 나막신 파는 아들이 돈을 못 벌까봐 걱정을 했고, 비가 오는 날이면 짚신 파는 아들의 경제사정을 걱정하였습니다.

어느날 할머니는 이웃마을에 사는 다른 할머니네 놀러갔습니다. 이웃마을 할머니도 아들 둘이 짚신장사와 나막신장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웃마을 할머니는 전혀 아들들의 사업에 관해서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할머니는 그 비결이 궁금하여 이웃마을 할머니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내가 얼마전부터 인터넷으로 통신교육을 듣는데, 미시경제학을 배웠거든. 그랬더니 불확실한 상황이라도 완비된 조건부 청구권시장이 존재하면 효율적인 결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애로우-드브루의 모형'이 나오지뭐야. 그래서 두 아들에게 서로 수입의 일정량을 상대방에게 양보하도록 했지. 그래서 비가 오던 날씨가 맑던 항상 고정된 수입을 얻게 되더라구. 일종의 포트폴리오 투자를 한 것과 같지. 그러니 내가 걱정이 없지."

이 말을 들은 할머니는 귀가 솔깃하여 집에 가자마자 미시경제학 책을 주문했습니다. 그렇지만 공부가 하기 싫었던 할머니는 처음부터 차근차근 공부하기가 귀찮아서 당장 조건부 상품에 대해서만 읽어보았지만 전혀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할머니는 예제문제로 나온 "우산장수와 선글라스 장수"의 답을 그대로 적용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들들은 할머니가 시킨대로 서로의 수입을 일정량 양보했지만, 항상 싸우기만 했답니다. 그렇지만 할머니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 수 없었기에, 매일매일 아들집안끼리 싸우는 것을 보면서 시름만 할 뿐, 자기가 실수를 했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사실 교과서의 예제에서는 비가 올 확률이 0.5라고 되어있었답니다. 

여담이지만,  공부하기 싫어하는 할머니는 시장에 가서 달걀을 사올 때도 꼭 한 바구니에 전부 담아오곤 하였답니다. 
 

by June | 2010/05/08 05:26 | 잡담 | 트랙백 | 덧글(5)

메이지유신은 드디어 끝났는가? - 2009년 8월 일본 총선거 결과

우리나라에선 특별히 일본사에 관심이 없는 한 보통 "바람의 검심"등 일본문화 속에서 살짝 접하는 메이지 유신.

일본이 근대국가로서 성립하게 된 계기인 메이지유신은 1868년을 전후로 한 일본의 정치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시기이며 좋은 의미던 나쁜 의미던 일본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이후 일본은 타이쇼 시대를 거쳐 군국주의의 광풍에 휩쌓인 쇼와 시대에 추축국으로서 전쟁을 일으켜 결국 미국에 패배, 전범국으로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으며, 미군정 주도하에서 평화 헌법을 기본으로 한 전후 미국과의 강한 연대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일본으로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그러한 경제발전과 시련(버블붕괴)속에서도 자민당은 50여년간 일본의 여당으로서 장기 집권하면서(잠깐의 호소카와 연립내각이 있긴 했지만) 종종 "일본은 정치후진국"이란 소리를 듣게 만들었으나, 결국 2009년 8월 30일 역사적인 총선거에서 대패함으로서 야당인 민주당에게 여당 자리를 내주고 물러가게 되었다.

이번 민주당 대승의 중심인물인 하토야마 민주당 대표가 선거 결과가 확실해진 31일 새벽 기자회견에서 "메이지 이래의 관료주도의 정치를 정치주도로 바꾸지않으면 안된다. 그렇기위해 국민이 스스로 선택하는 용기를 보여줬다. 굉장히 감사한다"라고 말하였다.

여기서 '메이지 이래의'라는 구절이 상당히 인상깊게 들렸는데, 그 이유는 오늘 아사히 신문(인터넷판)에서 본 다음과 같은 소선거구 결과 지도때문이다.

메이지 유신에 관해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단번에 느꼈을지도 모른다.

이번의 민주당 돌풍속에서도 자민당을 지지해준 지역들;

빨간 동그라미: 메이지 유신 이전에 사츠마번이라고 불리던 지역(과 그 주변)

파란 동그라미: 메이지 유신 이전에 쵸슈번이라고 불리던 지역(과 그 주변)

녹색 동그라미: 메이지 유신 이전에 토사번이라고 불리던 지역(과 그 주변)

메이지 유신의 양대 세력은 사츠마-쵸슈였으며, 한 때 견원지간인 두 번을 연합시킨 것은 사카모토 료마 등의 토사번 출신 세력이다.

특히 사츠마, 쵸슈 양번은 메이지 유신이후 "번벌정치"라고 해서 이후 50여년간 일본 정치를 지배해왔으며 2차대전까지도 그 영향이 어느 정도 남아있을 정도였다. 즉 한때의 기득권 세력이라는 것이다.

이미 140년이 넘게 지난 옛날 일이고, 그 후 격동의 세월을 보낸 일본이지만, 여전히 한 때의 정치 기득권 세력 지역은 여전히 자민당을 지지한 것처럼 보여서 재미있다.

이런 의미에서 '메이지 이래의 관료주도의 정치를 끝낸다'는 하토야마 대표의 발언은 상당히 인상깊게 들린다.

정말로 이제서야 완전히 '메이지유신'과 '일본의 근대국가화'가 완성된 것일까? 앞으로의 일본 민주당의 "개혁"이 궁금하다.


p.s. 원폭을 맞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지역은 민주당 압승이다. 여러가지 이유야 있겠지만, 자민당의 개헌논의도 한가지 이유가 아닐까? 저 지역은 평화헌법, 비핵원칙에 대해 다른 지방과는 차별화되는 감정이 있을테니.

by June | 2009/08/31 09:25 | 단상 | 트랙백 | 덧글(4)

인류의 역사를 바꾼 위대한 논문중 하나 - 1953년 4월 25일 Nature지 vol.171 page 737-738


1953년 4월 25일 (56년전 오늘) 네이쳐지에 게재되었던 다섯 편의 논문들, 특히 737과 738페이지에 실렸던 "핵산의 분자 구조 - DNA의 구조"라는 논문은 그 이후 인류의 역사를 영원히 바꾸어놓았습니다.

"우리는 디옥시리보 핵산(D.N.A.)염의 구조를 제안하고자 한다. 이 구조는 생물학적 중요성에 중대한 새 특징들을 가진다."라는 문단으로 시작되는 이 논문은 좌단에 삽입된 이중나선의 구조도와 함께 "우리는, 우리가 제시한 특정 (염기)쌍이, 가능한 유전물질의 복제 메커니즘을 한눈에 보여준다는 사실을 놓치지 않았다."라고 짧지만 이 위대한 발견의 성과를 언급하면서 실험과 관련하여 도너휴박사와 윌킨스 박사, 프랭클린 박사및 다른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끝을 맺죠.

이 논문이 발표되고 10년도 채 지나지 않은 1962년, 위에 언급된 사람중 왓슨 박사, 크릭 박사, 윌킨스 박사는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하죠. (아쉽게도 프랭클린 박사는 58년에 타계해서 수상할 수가 없었지만, 그녀의 X선 회절사진은 DNA발견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죠.)

그리고 이후 생물학은 완전히 새로운 길을 걸었고, 현대 생물학은 그렇게 탄생하였습니다.


예전에 교수님께서 이 논문의 맨 첫 문단, '이 구조가 생물학적 중요성에 중대한 특징들을 갖게된다'라는 표현은 생물학의 역사상 가장 커다란 "예언아닌 예언"이라고 하셨던게 기억납니다. 정말로 이 DNA의 이중나선 구조가 밝혀지면서 유전전달의 매커니즘과 함께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분자유전 지식이 시작된거라고 생각하면, 정말 저 한구절의 파급력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이 때 발견되지 않았더라도 당시의 치열한 경쟁을 생각하면 언젠가 발견되었을테지만, 그렇다고 위 논문의 위대함이 줄어들거나 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단 한 장의 논문이 인류의 역사에 그 이후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니 참 흥미롭습니다.

저도 2학년때인가 학교 도서관에서 직접 그 때 네이쳐를 찾아서 위 논문을 복사해서 간직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책꽂이 어딘가에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깜빡했다가 25일 하루가 거의 다 지나가버렸지만, 그래도 늦지 않고 4월 25일에 위대한 발견을 되새겨볼 수 있어서 좋군요. 사실 한 달쯤 전에 문과계열 후배가(영문학과) 유전에 대해서 물어보길래 시작된 대화중에 위의 논문 이야기가 나와서 생각해뒀던 포스팅이었습니다.

참고로 논문 원본은 아직도 네이쳐의 웹사이트에서 PDF파일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http://www.nature.com/nature/dna50/archive.html

by June | 2009/04/25 22:36 | 단상 | 트랙백 | 덧글(7)

베껴도 당당하게 베껴라-국내 출판계의 해적행위에 대해

도서관에서 우연히 "유식의 즐거움 - 3. 지식의 박물관"이란 책을 보았다.
"상식과 교양으로 알아야 할 현대 지식의 모든 것"이란 표제도 써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종류의 책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아버지께서 요즘 이런 류의 책에 흥미가 있으시길래 일단 빌리기로하고 꺼내들었다.
물론 누군가에게 책을 권하기 전에 미리 한 번 내용을 훑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도서관에 앉아서 대충 넘겨보았다.

겉으론 완전 무국적의 책처럼 위장을 했지만 딱 보면 일본서적의 해적카피본같다.
이 책은 10권짜리 시리즈로 출간된 것 같고, 내가 본 것은 3권이므로 다른 권들도 이런 식인지는 모르겠다.

한가지 분명한건 이 책 (3권)은 일본책(또는 출간물)의 내용을 그냥 가져다 베낀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종류의 책을 보면 책의 내용과 상관없이 역겨움을 느낀다.
예전부터 이런 종류의 책을 종종 보아왔다. 특정인 또는 "XX편집부"등의 이름을 갖다붙이고, 그 원본에 대한 일언반구도 없이 내용을 그대로 복사해다 붙인 책들. 거기다 교양에 관련된 책일수록 종종 그런 것 같다.
육문사의 중국고전시리즈가 대표적인 거다. (2차대전전 일본 대학교에서 시리즈로 출판한 시리즈를 그대로 번역한 거가 그 시리즈의 시초다.) 대학교 도서관에서 2차대전 이전에 출간된 그 원본을 읽어봤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선하다.
만약 당당하게 판권을 주고 계약한 것이라면 제대로 출처를 밝혀라. 이 책 그 어디에도 일본의 출판사나 베이스가 된 서적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어떤 소스를 짜집기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책을 통짜로 베낀건지, 어떤 간행물의 컬럼같은 코너를 모아 짜집기한건지.
다만 확실한건 이 책의 내용을 쓴 사람은 한국사람일 리가 없다. 그리고 책의 편저자라는 "휘닉스 기획편집팀"이 뭔지도 모르겠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한 번 설명해보겠다.


1. 책 내용에 종종 언급되는 사례들이 전부 일본이다.

이 책은 다양한 질문에 대한 짧은 답변형식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러므로 종종 근거로서의 사례가 나오는데, 그 사례의 상당수가 일본의 예이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우리나라의 예는 없다) 특히 서양에 대비되는 동양의 사례로 일본이 나온다.
그 사례도 또한 일본인이라도 잘 모를듯한 마이너한 사례들도 있다. 한국인에겐 전혀 상식이 될 수 없는 내용을 "상식"이랍시고 설명하는 것이다.

 예1) 첫째 질문부터 나온다. 매킨토시라는 품종의 사과에 대한 내용인데 맨 마지막줄에 "일본에는 '아사히'라는 품종으로 적지만 팔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난 일본에 가본 적도 없는데, 일본에서도 적지만 팔린다는 그 아사히가 무슨 상관인가? 아니 그 보다 우리나라에서 팔리는 매킨토시 품종 이야기는 왜 안 나오는 것인가? 하다못해 "우리나라에는 아쉽게도 이 품종의 사과는 팔지 않는다"라는 말이라도 있어야하지 않을까.

 예2) 바로 2장만 넘어가면 검은 고양이의 불길한 이유에서도 마찬가지다. 구구절절 서양이야기를 한 다음 맨 마지막에 "이러한 서양 민간사상의 이미지가 들어오기 전에 일본에서는 고양이를 색으로 길조/흉조로 나누는 습관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일본의 민간풍습이 어땠는지 아는게 한국인으로서 상식이나 교양인가? 어째서 우리나라의 고양이에 대한 민간풍습에 대한 이야기는 없지?

 예3) 이게 더 가관이다. 바로 그 검은 고양이의 다음 질문. 숲에서 곰을 만나는 이야기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언제 어디서 곰과 마주치게 될지 모릅니다 일본에서도 북해도에는 큰곰, 혼슈이남에는 흑곰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언제 어디서 곰과 마주칠지 모르는" 곳이 되었나? 그리고 왜 일본의 북해도와 혼슈의 곰 이야기만 하는가? 아니 미국이나 중국 곰이야기라도 하지, 정말 이게 대한민국 책인지 일본 책인지.

사례는 끝이 없다 .이런 그냥 순서대로 처음 다섯장을 넘기면서 나온 사례들이고 여기다 다 쓰려면 책을 전부 다 베껴써야 할 지경이다. 염분섭취에서도 오직 "일본인의 엽분섭취량" 이야기만 나오고 굴(먹는)이야기가 나오는데 일본 히로시마의 굴 양식 이야기다. 스타벅스 이야기가 나오면서 어째서 "일본에도 400개의 점포가 있는 스타벅스는..."으로 시작하냔 말이다.

이게 일본인이, 일본인을 위해 쓴 상식/교양책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2. 요상한 번역어가 종종 등장한다.

이건 번역가의 실력이 후달릴 때 종종 드러나는 문제점이다. 그 나라의 외래어표기를 우리나라로 옮길 때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서 우리나라식 외래어 표기법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오 드 콜로뉴(eau de cologne)를 일본식으로 "오데코롱"이라고 표기한다. 물론 50개음이 가나로 표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근데 이게 뭔지 모르는 번역가는 이걸 그대로 다시 "오데코롱"이라고 우리나라 책에 써내는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 표기론 "오드콜로뉴"가 맞지만, 그게 뭔지 모르는걸...(이건 무라카미 하루키 책의 번역본중 하나에서 발견했던 오류이다)
이 책에도 종종 그런 오류들이 자주 등장한다. 
호르말린? (형상기억셔츠가 다리미가 필요없는 이유) 아니, 포르말린도 모르는건가. 당연히 F음이기 때문에 일본어에선 호르말린이 되겠지만, 우리나라에서 호르말린이라고 누가 하나? 그럼 호름알데히드인가?
코크피트? (콕피트) 코리오리의 힘? (콜리올리) 로마의 시인 베르기리우스?? (베르길리우스)
아니 이정도 단어도 모르고 지금 "상식/교양책"을 번역하고 계신겁니까...


3. 일본에서만 쓰는 표현 / 일본 고유의 문화를 상식/교양이라고 주장한다.

이건 말그대로 넌센스다. 교양/상식책 주제에 우리나라에서 교양/상식이 되기 힘든 주제를 다루고 있다.
올림픽을 "오륜"이라고 하는 이유?
그게 뭔 소리야, 올림픽이면 올림픽이지...
아, 물론 그건 우리나라에서의 상식이고 일본에서의 상식은 "올림픽=오륜"이다.
우리나라에선 굳이 오륜이라고 하면 올림픽 마크의 그 다섯개의 동그라미를 뜻하는 정도? 하지만 일본에선 올림픽(오린핏쿠)라는 단어를 쓰기가 힘들어서 그냥 오륜이라고 쓴다.
이번 올림픽때도 야구때문에 종종 일본 신문을 웹사이트로 봤는데 "五輪野球"라고 써놓는다.
우리나라 스포츠신문에서 "오륜야구"라는 단어를 보신 분 계십니까?
거기다 친절하게도 이 "오륜"이라는 단어가 일본의 스포츠 평론가인 고 가와모토 신이치씨가 미야모토 무사시의 "오륜서"에서 착안해서 쓴 단어라고 알려준다. 정말 재미있는 상식이다, 단 일본에서만...
그외 낫토를 처음 만든 사람이라던지 패션후루츠가 일본에선 꽃이 시계를 닮았다고 해서 "시계초"라고 불린다던지, 참 우리나라와는 상관없는 내용도 자주 나온다.


위의 내용을 굳이 하나하나 읽어보면서 적어둘 필요 없다. 아무 페이지나 펼치고 한두장 읽다보면 반드시 나온다. -_-
책 자체가 "일본인을 위해서 쓰여진" 책이다.
하다못해 출판사가 "휘닉스"아닌가.
불사조를 뜻하는 Phoenix의 올바른 표기법은 "피닉스"이다.
아아 물론 일본에선 "휘닉스(휘니쿠스)"가 올바른 표기법이지요.

출판사가 자기 회사 이름조차 제대로 된 표기법도 안 쓰는데 (물론 휘닉스가 고유명사로 누군가의 이름이라고 우기면 되지만) 뭘 더 바라겠는가. 그나마 같은 시리즈의 나머지 9권은 우리나라관련이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물론 일본책을 베꼈을 거라고 추측한다)

더 짜증나는건 가증스럽게도 책 시작에는 "책을 읽는 이유- 인조 때 학자 조위한이 운운 "하는 식으로 그럴듯한 우리나라 고사를 적어놓았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펴낸 책인 것처럼. 아마 이 책에서 유일하게 한국고유의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우연히 발견한 책을 읽다가 열받아서 한 번 포스팅해봤다. 개인적으로 이런 식의 지적 해적행위가 만연하는 이상, 교수들의 논문표절이나 학생들의 레포트 베끼기같은 풍토도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남의 것만 베껴내는 동안 우리나라가 이공계 노벨상(경제, 평화, 문학말고)을 받을 일은 요원할 것이다.

이런 걸 베끼려면 제대로 판권주고 베끼면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바꾸자. 하다못해 한국의 스타벅스가 점포가 몇 개인지 스타벅스사에 전화 한 통이면 해결될 문제다.

그리고 언젠가 언급하고 싶지만, 제발 실력없는 인간들은 번역 좀 하지말자. 그건 인류의 지적유산에 대한 죄악이다. 5만원의 거금을 주고 산 "전쟁의 역사 -몽고메리 저"를 그 저질번역에 분노해서 남에게 주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p.s. 오늘 하루 본 책가지고 써낸 내용이지만, 틀린 내용은 없을 거다. 조금 흥분한 점은 있지만...다만 출판사가 정당한 계약으로 낸 글인지는 정말 모르겠다. 누군가의(물론 일본인의) 블로그 내용을 짜집기한것일수도 있을테니까
-_- (아마도 일본에서 출판된 책일 가능성이 젤 높지만)

p.s.2 책 앞부분에 편저자인 "휘닉스"기획편집팀 설명에 보면 ".....기획하고 집필하고 편집하는 출판전문 집단이다. 또한 좋은 책들을 골라 번역하고 소개하고 있으며..." 라고 되어있다. 슬쩍 "번역"이라는 단어를 낑겨넣었다. 근데 이 책의 서문이나 책 출판정보엔 전혀 번역이라는 이야기가 없는것인가...(인정했다면 아마 '휘닉스'기획편집팀 역저 라고 써놨겠지)

by June | 2008/10/15 14:21 | 단상 | 트랙백(1) | 덧글(4)

세계 지리 수업같은 올림픽 개막식 중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중계를 보았다. 그것도 두 방송사를 통해서.

하나는 현재 거주국의 공영방송사인 CBC (캐나다) 그리고 또 하나는 우리나라의 KBS

물론 KBS는 저작권 문제로 인터넷에선 라디오 중계만 해주는 상황이지만 둘다 틀어놓고 보고 있는데,

두 방송사의 중계 스타일이 전혀 다른 것이 아닌가.

일단 선수단 소개의 스타일.

KBS의 경우 각국 선수단 입장때 한 국가가 들어오면 그 나라의 선수단 규모뿐만 아니라 국력 규모(인구니 정치체제니 하는 것들까지) 시시콜콜 읽고 있다. 가끔 역사지식같은 것들도 나오고. 너무나 틀에 박힌 멘트들 (내가 철들면서 본 개막식이 LA부터인데 지금까지 개막식 멘트는 항상 비슷한 것 같다)에 심지어 선수단 규모가 짧은 나라의 경우 장황한 설명을 다 끝마치기전에 다음 나라가 입장하기 때문에 서두르는 느낌까지 났다. 가끔 전 대회 (04 아테네 게임) 성적을 읽어주기도 하고 주력 종목을 설명해주기도 하지만 상당히 미흡한 느낌.

반대로 CBC의 경우 그 나라 설명같은건 거의 없다. 어디에 있는 나라고 인구가 얼마이고 수도가 어디인지 다 필요없다. 그저 선수단 규모와 출전 종목들, 특히 유력 선수들 설명등이 주를 이룬다.
말리였던가? KBS에선 말리 인구랑 지리적 위치나 설명하는 동안 CBC는 말리의 유력한 태권도 선수와 그의 경쟁상대로 점쳐지는 이란 선수 설명을 해주고 있다. 다른 종목이면 몰라도 "국기"라고까지 하는 태권도 이야기가 나오는데도 우리나란 그저 말리의 인구에 관심이 있는 듯.

러시아의 입장때도 우리나란 여전히 러시아의 시시콜콜한 정보들을 읽는 동안 CBC에선 방금 들어온 러시아의 그루지야 공격을 언급하면서 올림픽 정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루지야 입장때도 마찬가지)

그리고 잠깐 잠깐의 화면에 대한 설명.

우리나라는 미리 준비한 국가 설명들 읽느라고 정신이 없는지 잠깐 잠깐 선수단 외 주경기장 상황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CBC의 경우 미국 입장시에 잠깐 헨리 키신저가 비춰지고 그걸 가지고 "방금 키신저였죠?" "아 그랬나요? 전 못봤네요" 이런 대화라도 하는데 우리나란 그저 미국 선수단 설명만 읽고 패스. 너무 단조로운 거 아닌가.
물론 중국 입장때 야오밍 옆에 사천성 꼬마 이야기등은 잘 설명해줬지만 그런건 아마 각 국 방송단에 미리 돌린 자료에 있었던걸테니 당연히 할테고.

물론 그렇다고 CBC의 중계가 최고고 KBS는 엉망이라는 건 아니다.
CBC도 나름 짜증(-_-)나는 점이 있다. 일단 선진국 특유의 습관같은데 너무 자국 중심이라 캐나다 선수단 입장시 계속 그쪽 이야기만 하느라 그 다음 선수단이 나와도 묻혔다. 거기다 가끔 시도때도 없는 자국 선수관련 잡담.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하더라 -_-
우리나란 그래도 최대한 공평하게 각 나라에 대해 비슷한 관심 (인구, 수도, 지리적 위치같은 잡학상식까지 합해서)을 보여준건 나름 괜찮은 듯.
그리고 CBC는 중간중간 광고를 엄청 했다. 아놔....개막식 공연보는데 중간중간 짤려서 짜증났었다. 다만 개막식 공연때도 각 공연의 설명은 CBC가 좀 더 잘했던 것 같다 (역사적 배경같은거)


조금 미묘한 부분으로는 중계 중간중간의 침묵. CBC의 경우 중간에 할 말 없으면 그냥 보고 있다. 조용히...거기에 비해 우리나라는 남녀 앵커가 끊임없이 무언가를 말한다. 하다못해 잡담일 지라도. 아마 라디오로도 나가기에 그런 건 아닐까 싶다. 이건 사람 취향인듯. 사실 개인적으론 공연등때 조용히 보는게 좋아서 우리나라 방송은 잠깐 꺼뒀었음 -_- (계속 쓸데없는 소리 하길래)
그렇지만 라디오등으로 듣거나 하는 사람입장에선 한 마디라도 더 떠드는게 좋을지도. 이건 누가 더 낫다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결론은...

일단 우리나라는 그 틀에 박힌 개막식 중계는 좀 그만 했으면 좋겠다. 내가 무슨 세계지리 시험볼 것도 아닌데 출전국의 인구니 정치체제니 이런 이야기는 그다지 필요없는게 아닐까. 거기에 비해서 너무 그 나라의 이번 전력에 대한 분석은 부족했던 듯. 기껏해야 "무슨 종목외 몇 가지 종목에 출전합니다" 수준이었으니.
너무 백과사전식 사전조사보단 타국 선수단의 전력 "분석"을 해줬으면 하는 거다. 어느 선수가 무슨 종목에 유력하고 어느 선수가 누구와 메달을 놓고 경쟁한다는 등.

그리고 위에 언급한 것처럼 너무 미리 작성한 원고 읽기에 급급하지 말고 함께 방송을 보면서 코멘트를 넣어줬음 한다. 솔직히 러시아 입장때 그루지야 공격 이야기 안 한건 좀 실망. (헨리 키신저는 그렇다쳐도)

그렇다고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만 떠들라는 것도 아니지만...나름 개성있는 특색있는, 그리고 올림픽 경기다운 중계를 해줬음 좋겠다.

나는 스웨덴의 인구와 수도를 알고 싶은게 아니라 스웨덴의 이번 전략종목이나 유명 선수를 알고 올림픽 경기를 즐기고 싶은거니까.

즉 사전에 준비를 좀 더 올림픽에 맞게 해주면 더 재밌지 않을까.
백과사전은 그만 뒤지고 나라마다 선수나 종목에 따라 특징을 설명해주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국가가 200개가 넘어서 지루하게 보다보니 생각난 것을 한 번 적어보았다.

p.s. 아무래도 개막식 주제는 경공술이었던 듯... 공연때부터 성화까지 모두 하늘을 날아다니고 -_-

by June | 2008/08/09 00:16 | 잡담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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